“제자도”
(존 스토트)
김현주
제자의 자질은 무엇일까? 성실함? 눈치 빠름? 재능? 순간적으로 이런 것들이 머릿속을 지나갔지만, 그냥 ‘제자’도 아닌 ‘그리스도의 제자의 자질’이라는 것은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제자도의 소제목에는 ‘변함 없는 핵심 자질 8가지’라고 걸려 있다. 이 제목을 보면서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제자의 자질, 그것도 변함이 없는 핵심 자질이란 무엇일까?’하는 의문과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제자의 자질을 8가지로 설명하는데, 그것은 목차 순서대로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죽음이다.
먼저 ‘불순응’이라는 것은 ‘구별’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는 세상의 현대 풍조들(다원주의, 물질주의, 윤리적 상대주의, 나르시시즘 등)을 따르지 않고 그것들에 불순응해 구별되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닮음’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그분의 섬김, 그분의 사랑, 그분의 오래 참음, 그분의 선교를 닮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시는 것이다.
‘성숙’의 부분에서는 현대 교회의 성장이 깊이 없는 성장임을 꼬집으며, 성숙이란 그리스도를 예배하고, 신뢰하고, 사랑하고, 순종함으로써 그분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알아야 징정한 성숙에 이를 수 있는데, 그것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러한 성숙은 특별한 누구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세계를 돌봄’에서는 기독교인들의 자연관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을 신격화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착취해서도 안되며,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관계는 하나님과 동역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한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개인이 생태계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한 삶’의 부분에서는 고통 당하는 사람들과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보아 단순한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균형’에서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설명하며, 개인적인 제자들로 자라는 일과 공동으로 교제하는 일, 예배와 일, 순례자와 시민의 둘 다로서 살아가는 것들을 위해 부름을 받았고, 또한 그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의존’ 부분에서는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의존을 배우고, 의존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게 지어졌으며, 그리스도가 그러하셨듯이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음’ 부분에서는, 죽음이 생명에 이르는 길이 되는 다섯 가지 영역: 구원, 제자도, 선교, 박해, 순교를 들며, 죽음은 그리스도인에게 공포가 아니고 오히려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먼저 내가 너무 제자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의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구별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나는 세상과 너무 구별되지 않게 살아오지 않았나 하고 스스로 반성하였다.
그리고 이웃을 별로 돌보지 않았음에 대해서도 반성했다. 지금 내 눈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저 멀리에 있는 나라에서 굶주림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있는데, 나는 너무 내 생각만 하고 살지 않았나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5장에 나오는 것처럼 ‘단순한 삶’과 ‘검약’을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에 이어서 나는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또한 깨달았다. 자기 사랑에 대해서는 평소에 깨닫게 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들었던 생각은, 나는 나를 내 이웃보다, 때로는 하나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까지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또한 성경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과거에 그런 이야기를 교회에서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단호하게 나를 사랑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자기 사랑에서 벗어나도록 하나님께 구하고 또 노력해야겠다.
또한 환경을 사랑해야겠다는 것도 깨달았다. 물론 이 땅을 정복하라는 것을 너무 과격하게 해석했었던 사람들처럼, 환경을 마음껏 훼손해야겠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었지만,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지도 못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에 실수로라도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단순히 공중도덕 때문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연이기에 그만큼 더 사랑하고 아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 역시도 종이와 물을 좀 더 아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꼭 가져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닮음’ 부분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속성들을 닮아가되 특히 성령님이 내 안에 충만하시도록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자의 길이라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한 것 같다. 내가 나 자신과, 내 욕심을 포기하면 어쩌면 그 길을 가는 것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명쾌할 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나 자신과 내 욕심을 포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에서 또한 그 길은 어렵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늘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나는 내 욕심도, 내 생각도, 내 자존심과 교만도 다 내려놓고 겸손하게 십자가를 지고 가신 그분을 뒤좇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으로도, 행동으로도 점점 더 성숙해지고 훈련되어 장성한 분량에까지 이르면 좋겠다. 그래서 정말 그리스도를 점점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모든 제자도의 기본은, 예수님을 합당한 호칭으로 부를 뿐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분의 명령에 순종하겠다는 우리의 결단이다.”(존 스토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