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여행
이승환집사
공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책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끝까지 읽은 적이 별로 없다(사실 게으른 탓에 읽다 그만둔 경우가 더 많지만). 이건 자랑이 아니지만 반대로 다 읽은 책은 그 만큼 괜찮다는 뜻도 된다. 그리고, 감상문은 더군다나 적은 기억이 없어서… 참 많이 어색하다. (그러니 중간 중간마다 어법상, 의미상 잘 안 맞는 부분이 있더라도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나에게 예기치 못한 여행은 낯선 제목이 아니다. 누군가 좋은 평을 해 주어서 언젠가는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에 우리 교회의 추천 도서로 정해 졌고, 나중에(읽은 후에)는 ‘오, 이런 좋은 일이!’ 하며 기뻐했다. 물론 이전의 많은 추천 도서들도 좋지 않은 것은 없다. 다만, 자서전적 내용으로써 개혁주의를 접하고 자기 중심이 아닌 하나님에게 이끌린 신앙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이 책은 정말 기독교인들에게 ‘필독서’라고 생각이 되어서이다.
그(로버트 갓프리)의 신앙의 여정이 어떻게 시작(고3때, 수영장에서 칼빈주의자를 만남으로)이 되었건 중요한 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일로 마주치게 될 때,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그것이 어떻게 받아 드려 지는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그는 개혁신앙을 접하고서 신학과 예배에 있어서 하나님 중심으로 굳게 서고자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교회사를 중심으로 개혁주의를 연구하고 배워 나갔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소명이 개혁주의 신앙에 뿌리를 두고 학생을 가르치며, 교회를 섬기는 일에 이르게 되었다.
그의 개혁주의 신앙은 성경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써 무오하며 구원의 확실성과 선택 받은 신자는 믿음으로 끝까지 인내한다는 것이 대표적인데,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예배 중심인 것을 나는 발견했다. 여러 지면에 개혁주의 신앙의 모습이 어떠하다는 것도 중요하게 거론 되어 있지만, 그 무엇 보다 예배에 핵심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하나님께서 우리(창세전에 택함 받은 모든 자)와 화목하시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내어 주시고 그 분을 온전히 누리도록 한 날을 정하여 주셨으며, 예배로 우리를 인도 하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예배에 대하여 오늘날에도 하나님 중심의 예배로 나아가는 것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나에게 그리 낯설게 느껴 지지 않는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정확하게 구분이 되어 배우지는 않았지만, “우리 교회(부산동교회^^)”에서 처음 신앙 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배워 온 하나님의 말씀에 대부분은 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조언을 해 주는 신앙의 선배들(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목사님들을 통한 하나님의 말씀들을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함께하신 성령님의 전적인 사역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말씀이 다가와도 그 말씀을 제대로 받아 드리기 위해서는 성령님의 함께하심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나의 신앙이 개혁주의라고 단정짓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개혁주의를 알고 쫓아 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혁주의의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게으름을 버리지 못한 나로서는 계획하고 꾸준히 배워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신앙의 초기부터 구원의 큰 은혜를 입은 자녀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항상 마음 속에 염두에 두고 고민해 왔었다. 그러다 보니 원치 않게 좀 고지식한 부분도 있긴 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런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길 이 되기도 한다.
부산동교회를 개척하신 내가 존경하는 김정득 목사님이 은퇴하시고 새로 부임하신 목사님께서 제일 먼저 힘써 노력하시는 부분이 바로 예배임을 알았을 때 나는 참으로 놀랬다. 그 당시 나는 주보를 받아 보고 우리 교회의 예배가 ‘순서’부터가 달라졌구나 하고, 여러 부분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배를 중요시 했다는 점에서 매우 성경적이다 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분명 발전하고 부흥하고 있는 교회임이 틀림없다. 예전에 누가 말했지만 설교만 잘 들어도 흔히 거론 되는 제자훈련 같은 것을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는 성경 공부의 중요성을 무시하거나 떨어뜨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 만큼 설교를 잘 들어야 하는 것을 강조할 뿐이다(알면서도 때때로 졸고 있는 나는 정말 회개해야 한다 ㅜㅜ). 또한 세례와 성찬의 의미를 강조하는 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 참으로 기뻐하고 계시겠구나 하고 여겨 진다.
끝으로, 오늘날에 많은 교인들은 여러 예배와 말씀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홍수에 물이 오염 되어 마실 수 있는 물이 많지 않은 것과 같이 바른 예배와 말씀 가운데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우리 교회 교인들은 참으로 하나님의 복을 받은 것 같다.